감염병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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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 복통, 구토,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이는 급성 장염의 원인은 대부분 바이러스이다. 노로바이러스와 로타바이러스에 의한 장염이 가장 흔하며, 그 외 장내아데노바이러스, 아스트로바이러스 등의 다양한 바이러스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바이러스 장염은 바이러스에 오염된 식품이나 음료, 손, 입, 대변의 접촉 등을 통해 전염되며, 식품을 매개로 집단감염이 종종 발생하기도 하여 식품위생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특히 노로바이러스는 감염력이 매우 높고 환경에서 생존력이 강해 겨울철을 중심으로 학교, 어린이집, 집단급식소 등에서 대규모 식중독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아 식재료 관리, 종사자 위생 수칙 등 식품위생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예방 조치가 요구된다.
노로바이러스는 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 등을 통해 전파될 수 있으며, 사람 간의 전파도 가능하다. 특히 오염된 식수나 굴과 같은 어패류, 채소류 등의 생식을 통한 감염 사례가 많이 보고되며,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분변이나 토사물 등에 노출되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주변 환경을 접촉함으로써 전염될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저온에서도 잘 견디는 특성이 있어 오히려 겨울에 감염이 더 많이 발생한다. 사람 간 전염력이 강한 바이러스로, 사람들이 실내에 모이는 겨울철에 더 많이 발생한다는 추측도 있다. 특히 소아에서 급성 설사의 주요 원인균으로, 0~6세의 영유아가 전체 환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노로바이러스는 보통 12~48시간의 잠복기 후 오심,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며, 전신 근육통과 두통, 발열 등의 전신 증상도 자주 동반된다. 특히 소아에서는 구토, 성인에서는 설사가 주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설사는 물처럼 묽은 양상이며, 심한 경우 탈수를 일으키기도 한다.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제는 없어 증상에 대한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며, 대부분의 경우에는 증상이 48~72시간 정도 지속되다가 빠르게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최근 국내 통계에서 노로바이러스 감염 발생이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감염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
< 질병관리청 감염병통계. 2016년~2025년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추이 >
로타바이러스는 전세계적으로 5세 미만 영유아에게 발생하는 위장관염의 가장 흔한 원인 바이러스로, 오염된 음료수나 음식, 손, 입, 대변의 접촉 등을 통해 전파된다. 장난감이나 문고리 등 물체 표면과 같은 주변 환경에서 수일 이상 생존할 수 있으며, 매우 전염성이 강해 적은 양의 바이러스로도 전염이 가능하여 산후조리원이나 어린이집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1~4일 이내의 잠복기를 거쳐 구토 및 물 같은 설사, 발열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에는 탈수, 경련, 사망 등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아이 중 30%~50%에서는 호흡기 증상이 동반되며, 2%~3%에서는 경련 등의 신경학적 합병증이 발생한다.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은 평균적으로 3~7일 정도 지속된다. 성인에서도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소아보다 경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는 국가예방접종사업을 통해 2023년 3월부터 생후 8개월 이전의 영아를 대상으로 로타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 질병관리청 감염병통계. 2016년~2025년 그룹 A형 로타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추이 >
바이러스 장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씻기와 같은 개인위생 준수가 핵심적이다. 특히 식품위생 측면에서 조리 종사자의 손씻기는 가장 기본적이고 효과적인 예방 수단이다. 노로바이러스나 로타바이러스는 알코올 손 소독제로는 충분한 제거가 어려울 수 있어 비누와 흐르는 물을 이용하여 30초 이상 손을 씻고, 손바닥, 손등, 손가락 사이, 손톱 밑까지 철저히 문질러야 한다. 또한, 감염이 의심되는 종사자는 반드시 증상을 밝히도록 하고, 증상이 있는 사람은 즉시 식품 취급에서 배제 또는 제한해야 한다. 감염증 환자는 증상이 모두 사라진 후 최소 48시간까지는 조리 업무 복귀를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외 종사자 교육을 통해 조리가 완료된 음식을 맨손으로 만지지 않도록 하고, 청결한 작업복 착용, 위생모와 장갑 사용, 손상된 피부의 보호 조치 등 기본적인 규정을 준수하도록 관리해야 한다.
조리 환경과 식재료 관리 또한 중요한 요소다. 생식용 식재료와 가열 조리 식재료는 반드시 구분하여 보관하고, 교차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도마와 칼을 구분하여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식재료는 흐르는 물에 세척한 후 85℃ 이상에서 1분 이상 충분히 익혀야 한다. 이미 조리된 식품은 2시간 이내에 섭취하고, 상온 보관을 최소화해야 한다. 식품의 대량 조리가 이루어지는 급식소나 음식점과 같은 곳에서는 위생 점검 체크리스트를 활용하여 조리 환경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정기적인 위생 점검과 수질 검사, 조리 도구의 고온 세척 등 강화된 관리가 필요하다.
가정에서는 조개류, 해산물, 육류 등은 충분히 가열하여 섭취하고, 생채소는 깨끗한 물로 여러 번 세척해서 먹어야 한다. 식수는 끓여서 마시는 것이 좋고, 칼이나 도마 등은 소독해 사용한다. 또한, 평소 화장실 사용 후, 기저귀 교환 후, 음식 준비 전 또는 식사 전에는 반드시 비누와 흐르는 물을 사용해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설사나 구토 증상이 있을 때는 음식 준비를 피하고, 감염이 의심되는 가족 구성원은 개인용 식기나 수건을 분리하여 사용하도록 한다. 가족 중 환자가 있다면 환자가 사용했던 공간이나 화장실, 환자 분변 또는 토사물 등에 오염된 물품은 시판용 락스(4% 차아염소산나트륨)를 희석(락스 1: 물 39)하여 묻힌 천으로 닦아내어 소독하고, 환자의 분비물을 접촉할 때는 비말을 통해 감염되지 않도록 마스크 (KF94)와 장갑을 반드시 착용하도록 한다. 환자의 옷이나 이불 등은 비누와 뜨거운 물로 세탁하고, 환자는 배변 후 물을 내릴 때 반드시 변기 뚜껑을 닫아 비말 확산을 최소화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등에 의한 바이러스 장염은 식품이나 손 등을 통해 쉽게 전파되는 감염병으로, 개인위생과 환경 관리, 조리 과정의 체계적인 관리 등 식품위생 관리 지침을 준수함으로써 식중독 발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식품위생 관련 기관과 종사자, 소비자 모두가 협력하여 예방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또한, 구토, 설사 등의 바이러스장염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내원할 경우, 가정 내 전파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앞서 언급한 개인위생 관리 지침에 대해 충분히 교육하고, 원내 전파가 일어나지 않도록 병원 내 손위생과 환경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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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병관리청 감염병포털. 장관감염증 감염병통계
- U.S. Food & Drug Administration. Call to Action for Industry: Using Food Safety Management Systems to Reduce Norovirus.
- Keswick et al. Survival and detection of rotaviruses on environmental surfaces in day care centers. Appl Environ Microbiol 1983;46(4):813-6.
최신 논문 리뷰
코로나19 이후 인플루엔자 A형과 B형 유행의 변화: 최신 연구 리뷰
인천광역시의료원 감염내과 김진용
코로나19 팬데믹이 억눌렀던 호흡기 바이러스들의 전파를 해제하면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다시 의료 현장의 중요한 위협 요인으로 등장했다. 특히 팬데믹 이전의 계절성 패턴이 유지될지, 아니면 새로운 양상으로 전환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중국 청도의 여성·아동병원(Hospital Data, HD)과 중국국가인플루엔자센터(CNIC)의 감시 데이터를 비교한 Li 등(2025)의 연구는 코로나19 전후 인플루엔자 A형(Flu A)과 B형(Flu B) 유행의 변화를 다면적으로 분석하고, 팬데믹이 두 바이러스 아형에 미친 차등적 영향을 조명한다.
인플루엔자 A형과 B형의 기본 특성
임상적 판단과 백신 전략을 위해 A형과 B형의 바이러스학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A형은 사람과 동물(조류, 돼지 등)을 모두 감염시키며, 항원 대변이(shift)와 소변이(drift)를 통해 새로운 아형을 만들어 팬데믹을 유발할 수 있다. B형은 주로 사람에게만 감염을 일으키고 소변이만 발생하며, Victoria와 Yamagata 두 계통으로 분류된다. A형은 임상 증상이 더 심각한 경향이 있고, B형은 상대적으로 경미하지만 고령층과 소아에게 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두 바이러스 모두 공중보건의 주요 대상이다.
연구 개요 및 방법
Li 등(2025)은 2019년을 팬데믹 전(Pre), 2020–2022년을 팬데믹 기간(Pan), 2023–2024년을 팬데믹 이후(Post)로 정의했다. HD와 CNIC의 인플루엔자 양성률, 아형 비율, 계절성 패턴을 비교하여 코로나19와 비약물적 중재(NPIs)가 인플루엔자 전파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였다. HD는 청도의 단일 병원 자료로서 주로 소아와 여성 환자 데이터를 포함하고, CNIC는 전국 감시체계에서 수집된 대규모 자료다. 이러한 차이는 결과 해석 시 주의를 요하지만, 지역 데이터와 국가 데이터를 함께 분석함으로써 이질성을 밝히려 했다.

주요 연구 결과
1. 비약물적 중재에 따른 양성률 감소
팬데믹 동안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 NPIs가 시행되면서 인플루엔자 양성률은 극적으로 감소하였다. HD 자료에서 인플루엔자 누적 양성률은 2019년 25.0%에서 2021년 2.0%로 급감했으며, CNIC 자료에서도 팬데믹 기간 동안 양성률이 크게 감소하였다. 이는 NPIs가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인플루엔자 전파도 효과적으로 억제했음을 시사한다. 다른 연구들에서도 2020–2021 시즌 세계적인 Flu A와 Flu B 발생이 팬데믹 이전의 0.0015–0.0028배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는 보고가 있다.
2. B형의 이례적 우세 및 A형의 회귀
팬데믹 기간에는 Flu B가 우세종으로 부상하였다. HD에서는 2021년에 B형이 처음으로 우세했으며, CNIC 자료에서는 2021년 Flu B가 전체 양성 사례의 99.87%를 차지했다. 이는 팬데믹 동안 A형이 거의 소멸한 반면 B형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았음을 보여준다. 연구자들은 A형 유행 감소로 생태학적 틈새가 생겼고, NPIs가 B형보다 A형 전파에 더 효과적이었으며, B형(특히 Victoria 계통)이 경쟁적 우위를 갖는 등 여러 요인을 추론하였다.
팬데믹 이후(2023–2024)에는 Flu A가 다시 우세해졌다. HD 자료에서 2023년 인플루엔자 양성률은 팬데믹 이전을 뛰어넘는 31.9%로 나타났고, A형 비중은 80% 이상을 회복했다. 이는 ‘면역 부채(immunity debt)’—팬데믹 기간 동안 인플루엔자 노출 감소로 면역이 낮아지면서 NPIs 해제 후 재유행이 강화된 현상—와 관련될 수 있다.
3. 지역과 국가 데이터의 이질성
HD와 CNIC 자료는 아형 분포와 계절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HD에서는 대부분의 해에 Flu A가 80% 이상을 차지했지만, CNIC에서는 2021년 B형 우세 현상처럼 A형 비율이 낮았다. 주간 유행 패턴에서 CNIC는 뚜렷한 계절성이 보였으나 HD는 명확하지 않았다. 2024년 HD의 A형 양성률은 CNIC보다 유의하게 높았다는 보고도 있다. 이러한 이질성은 단일 데이터 소스에 의존할 경우 지역 현실과 불일치하는 방역 정책이나 백신 전략을 수립할 위험이 있음을 의미한다.
4. 팬데믹의 영향과 다른 연구들과의 비교
연구에서는 팬데믹 전·중·후 기간 모두 HD에서 Flu A가 우세했으나 CNIC에서는 팬데믹 기간에 Flu B가 58%로 우세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NPIs가 Flu A에 더 강하게 작용했음을 의미한다. 팬데믹 동안 전 세계적으로 인플루엔자 발생이 크게 감소했다는 여러 보고와 일치하며, 중국 남부에서 양성률이 0.7%까지 떨어졌다가 2023년 이후 회복되었다는 연구도 있다. 이러한 비교는 이번 연구 결과가 글로벌 추세와 부합함을 보여준다.
임상 및 공중보건적 시사점
- 예측 불가능한 유행 패턴에 대비: 팬데믹 후 인플루엔자 계절성이 변동되고, 특정 계절에만 유행한다는 고정관념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 2021년 B형 우세와 2023년 A형 재유행은 비전형적 시기에 대규모 유행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 지역 데이터 기반의 대응: 병원이나 지역 사회의 감시 자료가 국가 통계와 다를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실제 환자 관리와 자원 배분은 지역 데이터에 근거해 조정해야 하며, 중앙 감시자료와 통합하여 해석할 필요가 있다.
- 백신접종과 면역 격차 해소: 팬데믹 이후 양성률 급증은 면역 부채와 관련되어 있으므로 고위험군을 포함한 백신접종을 적극적으로 권장해야 한다. 백신 접종률과 아형별 예방효과를 고려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 감시 체계 고도화: 지역 병원과 국가 감시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여 이질성을 이해하고, 아형 별 유행을 신속히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데이터 투명성 확보와 민감한 감시 지표 개발이 중요하다.
연구의 한계와 추가 과제
- 단일 센터 데이터: HD가 청도의 단일 병원 데이터로 구성되어 있어 결과의 일반화에 한계가 있다. 다양한 지역과 연령대를 포함하는 다기관 연구가 필요하다.
- 백신접종 정보 부족: 연구에 백신 접종률이 포함되지 않아 A형과 B형 유행 변화에서 백신의 영향 평가가 어렵다.
- 감시 체계 차이: CNIC 자료의 포괄 범위, 검사 기준 등 파라미터가 공개되지 않아 두 데이터세트의 직접 비교에 한계가 있다.
- 임상 결과 미포함: 입원율, 중증도 같은 임상 지표가 포함되지 않아 공중보건 부담을 완전히 평가하기 어렵다.
결론
코로나19 팬데믹은 인플루엔자 생태계에 단기적 억제와 장기적 변화를 동시에 초래했다. NPIs로 인해 인플루엔자 양성률이 급감했고 B형이 우세했으나, 팬데믹 이후 A형이 강하게 재유행하였다. 지역과 국가 데이터 간의 이질성은 감시체계의 중요성과 한계를 보여주며, 의사와 감염관리자들은 지역별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연한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백신 접종 확대와 정밀한 감시를 통해 면역 부채를 해소하고, 미래의 유행에 대비하는 것이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핵심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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