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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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2025년 10월 15일부터 65세 이상 어르신에 대한 인플루엔자(독감)와 코로나19에 대한 예방접종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번 절기의 예방접종 사업은 고령층 등 감염취약계층을 중증 질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으로, 동시접종 시행과 백신 구성 변화 등 여러 새로운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인플루엔자는 매년 유행하며 특히 노년층에서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코로나19 역시 엔데믹 상황에서도 고위험군에겐 여전히 중대한 위협이다.
인플루엔자 및 코로나19의 질병부담과 고령층 위험성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모두 고령층에서 입원 및 사망 등의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감염병이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인플루엔자에 의한 전체 사망자의 대부분이 65세 이상에서 발생하였고, 80세 이상의 인플루엔자 치명률은 1.9-2.9%로 젊은 연령에 비해 급격히 높아진다. 코로나19의 경우 고령층에 대한 위험도가 더욱 두드러지는데, 65세 이상 환자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입원율이 인플루엔자보다 약 5배 높고,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 환자의 병원 내 사망률은 독감 환자 대비 약 3배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 연령 자체가 중증 코로나19의 가장 큰 위험인자이며, 고령일수록 사망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특히 요양시설에 거주하는 고령자는 모든 연령층 중 인플루엔자 및 코로나19 중증화 위험이 가장 높다고 알려져 있다.
WHO 권고에 따른 인플루엔자 3가 백신 전환 배경과 국내 도입
2025-2026절기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의 큰 변화는 백신 구성이 기존 4가(quadrivalent)에서 3가(trivalent)로 전환된 것이다. 그 배경에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가 있다. 2020년 이후 전세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시 결과 B형 야마가타(Yamagata) 계통 바이러스가 사실상 검출되지 않고 소멸된 것으로 나타났고, 이에 WHO는 불필요한 야마가타 계통을 제외한 3가 백신으로의 구성을 권고하였다. 기존 4가 백신은 A형(H1N1), A형(H3N2), B형(Victoria), B형(Yamagata) 네 가지 바이러스주를 포함하지만, 3가 백신에서는 B형 야마가타를 제외한 세 가지 주만 포함된다. 미국은 이러한 권고에 따라 2024-2025절기 독감 백신을 이미 3가로 전환하였으며, 일본·대만·영국 등도 2025-2026절기부터 3가 백신을 도입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또한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가을 NIP에서는 3가 독감 백신이 사용된다.
국가필수접종에 포함되지 않은 고면역원성 백신
65세 이상에서는 면역 체계의 노화로 백신에 대한 항체 형성률이 낮아지는 문제가 있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항원을 증량한 고용량(high-dose) 백신이나 면역증강제를 첨가한 면역증강 백신(예: MF59 첨가 백신)이 개발되었다. 이러한 백신들은 임상연구에서 표준 용량 백신 대비 더 높은 면역반응과 예방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해외 여러 국가의 접종 프로그램에 고령층용으로 도입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들 백신이 아직 NIP에 포함되지는 않아 비급여로 접종되고 있지만, 작년부터 국내에도 도입되어 고령 환자들 사이에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세포배양백신의 특징과 장점
기존 대부분의 인플루엔자 백신은 유정란 배양 방식으로 생산되는데, 이 경우 백신 생산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계란에 적응하는 돌연변이가 발생하여 실제 유행 바이러스와 백신 항원 사이의 미세한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계란 적응 변이(egg-adaptation)는 백신의 항원성 일치도를 떨어뜨려 예방효과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이에 반해 세포배양 백신은 초기부터 포유동물 세포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하여 제조함으로써 계란 사용을 배제하고, 이러한 항원 변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한 기술이다.
국내 NIP에서는 계란에 대한 중증 알레르기 환자에 대한 대비책으로, 일부 지정 의료기관에서 세포배양 독감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의료진은 중증의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접종 대상자를 진료할 경우, 사전에 관할 보건소나 지정 의료기관에 의뢰하여 세포배양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코로나19 백신 LP8.1 변이주 도입 배경과 접종 대상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지속적인 변이를 거듭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백신의 표적주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2025년 상반기에 주요 코로나19 변이주는 ‘LP.8.1’로 알려져 있다. LP.8.1은 오미크론 계통의 하위 변이로서 JN.1 계통의 후손에 해당하며, 2025년 중반 호주와 북미, 유럽 등지에서 급속히 증가하여 주요 우세종이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는 NB1.8.1, 미국은 XFG가 유행하고 있으나 LP8.1가 항원성의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동물실험에서 확인되었다. WHO는 2025년 코로나19 백신에 사용할 변이로 기존 백신주였던 JN.1 계통의 단가 백신도 사용 가능하나, LP.8.1을 항원으로 하는 단가 백신도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권고를 반영하여 미국 FDA 자문위원회(VRBPAC)는 만장일치로 2025-2026 시즌에 LP.8.1을 표적으로 한 단가 백신을 사용하자는 권고안을 채택하였고, FDA는 이를 수용해 백신 업데이트 지침을 발표하였다. 우리나라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도 2025-2026절기 코로나19 백신의 항원을 LP.8.1 변이주로 변경하기로 결정하였다.
접종 대상은 65세 이상 고령층과 65세 미만이라도 면역저하자, 감염취약시설 거주자 등을 코로나19 백신의 우선 접종 권고 대상으로 지정하였다. 이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중증이나 사망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과거 백신 접종력이나 감염력이 있더라도 이번 절기에 최신 변이주 백신으로 추가 접종할 것이 강력히 권고된다. 예방접종 시행계획에 따라 2025년 10월 15일부터 면역저하자와 요양병원·시설 입원·입소자 및 75세 이상을 시작으로 고령층에 대한 순차적인 접종이 시행된다.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백신의 동시 접종: 근거와 이점
인플루엔자 백신과 코로나19 백신을 한 번의 진료 방문에서 동시접종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권장되는 추세이다. 국내외 연구들을 통해 두 백신을 동시에 접종하여도 면역원성과 안전성 면에서 문제가 없다는 근거들이 축적되었다. 이에 미국, 영국 등 여러 국가에서는 가을/겨울철 접종 캠페인에서 두 백신의 동시접종을 적극 권고하였고, 우리나라 역시 질병관리청이 2023년부터 공식적으로 독감과 코로나19 백신의 동시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이번 2025-2026절기 국가예방접종사업에서도 65세 이상을 비롯한 대상자들에게 동시접종이 원칙적으로 허용되어, 10월 15일 독감 NIP 시작일에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함께 시작된다. 동시접종의 이점은 여러 가지다. 우선 의료기관 방문을 한 번으로 줄여 예방접종률을 높일 수 있고 환자의 편의성도 증대된다. 특히 고령층의 경우 거동이 불편하거나 의료기관 접근성이 낮은 경우가 많아, 같은 날 두 가지 접종을 마칠 수 있다면 미접종으로 남을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초겨울에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의 동시 유행(twindemic)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두 질환 모두에 대한 면역을 신속히 갖추게 함으로써 겨울철 유행 파고 전에 고위험군을 보호할 수 있다.
현장에서 고려해야 할 접종 권장 사항 및 주의점
이번 예방접종 시즌에 몇 가지 실무적인 사항을 염두에 두고 접종을 시행해야 한다. 동시접종을 시행할 때는 인플루엔자 백신과 코로나19 백신을 분리된 주사부위에 각각 접종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한쪽 deltoid 근육에 독감백신을, 반대측 deltoid 근육에 코로나19 백신을 주사하는 방식으로 접종한다. 3개 이상의 백신을 맞는 경우 두개의 백신을 한 팔에 놓을 때 2cm정도의 간격을 두고 주사한다.
백신 관리와 접종 기록에도 신경 써야 한다. 동일한 날 여러 백신을 다룰 경우 백신 종류별로 별도 관리하여 혼용이나 교차투여 실수를 방지해야 하며, 접종 시 백신명, 로트번호, 접종 부위 등을 정확히 기록해야 한다. 이를 통해 향후 이상반응 발생 시 원인을 규명하고 대응하기가 용이하다.
접종 후 환자에게 발열, 근육통 등 경미한 이상반응 대처법을 안내하고, 심각한 이상반응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의료기관에 연락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이러한 세심한 주의와 안내가 있을 때 환자들은 보다 안심하고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결론
다가오는 2025-2026절기 겨울은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가 엔데믹 공존 상황에서 동시에 유행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고위험층의 예방접종을 통한 보호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올해 국가예방접종사업에서는 인플루엔자 백신의 3가 전환과 코로나19 백신의 최신 변이주 적용 등 중요한 변화들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변화들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여 접종 효율성과 효과를 높이기 위한 조치들로서, 일선 의료진의 적극적인 참여와 안내가 뒷받침되어야 기대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예방접종은 감염병으로 인한 중증과 사망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이번 겨울 철저한 예방접종 시행을 통해 의료현장과 고위험 환자들을 보호하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 전체의 건강을 지키는 데 기여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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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병관리청. ‘2025-2026절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3가 백신 전환 안내문’ (예방접종관리과, 2025.08.28)[4][6].
- CDC/VRBPAC/FDA 권고 인용 – 2025-2026 COVID-19 백신 LP.8.1 변이주 채택 배경
-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 (2025.08.07) 결정 내용 – 2025-2026 코로나19 백신 LP.8.1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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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파바이러스감염증, 제1급감염병 신규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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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은 9월 8일에 니파바이러스감염증을 제1급감염병으로 신규 지정하였습니다.
- 지난해(’24.6월) 세계보건기구(WHO)는 향후 국제 공중보건 위기상황(PHEIC)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체 후보 중의 하나로 니파바이러스를 선정하여 적극적인 대응과 백신·치료제 등의 개발의 중요성을 알린 바 있습니다.
- 또한 국내 환자 발생시 즉시 대응하기 위한 「제1급감염병 니파바이러스감염증 대응지침」을 제정하였으니 참고하기 바랍니다.
니파바이러스감염증 의심환자 내원 시 확인사항 및 신고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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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들께서는 진료 중, 니파바이러스감염증으로 의심되는 환자를 인지한 경우 적극적으로 신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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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발열 등의 증상이 있는 내원환자 중 증상 발현 14일 이내 최근 환자가 발생중인 인도, 방글라데시* 방문력이 있는 경우, 역학적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의심환자로 신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인도) ’24년 2명 환자 발생(2명 사망), ’25년 4명 환자 발생(2명 사망) / (방글라데시) ’24년 5명 환자 발생(5명 사망), ’25년 3명 환자 발생(3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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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증상)
- 초기 증상으로는 발열, 두통, 구토, 기침, 인후통, 어지러움, 근육통, 의식변화 등
- 감염 후반에 일부는 뇌부종이나 뇌염 등 신경계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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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학적 연관성) 증상 발현 14일 이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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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파바이러스감염증 검역관리지역(방글라데시, 인도) 방문력 또는 해당 국가에서의 위험노출력
① 니파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과일박쥐, 돼지 등)이나 체액(혈액, 소변, 타액 등)과의 직접적인 접촉
② 감염된 동물의 체액으로 오염된 식품 섭취(감염된 박쥐에 의해 오염된 야자 수액 또는 과일 등)
③ 니파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과의 접촉 또는 체액(호흡기비말, 소변, 혈액 등)과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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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파바이러스감염증 검역관리지역(방글라데시, 인도) 방문력 또는 해당 국가에서의 위험노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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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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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발열 등의 증상이 있는 내원환자 중 증상 발현 14일 이내 최근 환자가 발생중인 인도, 방글라데시* 방문력이 있는 경우, 역학적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의심환자로 신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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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방법) 각 의료기관에서는 관할 보건소 또는 질병관리청 방역통합정보시스템(https://eid.kdca.go.kr) 내 ‘감염병웹신고’를 통하여 웹신고 또는 팩스 신고가 가능합니다.
- 다만, 팩스 신고는 웹신고가 불가능한 경우에만 이용하시고, 신고 후 관할 보건소에 접수 여부를 유선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 또한, 신속한 초기대응을 위해 각 의료기관에서는 의심환자 신고 후에 관할 보건소장 또는 질병관리청 종합상황실(043-719-7979)에 유선으로 신고 사실을 고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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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항)
의심환자로 신고된 건은 방역당국에서 기초역학조사 시행 후 검사 대상자로 분류될 경우, 관할 보건소에서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으로 이송 후 격리병상에서 채취한 검체를 질병관리청 고위험병원체분석과로 즉시 운송하여 진단검사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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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항)
니파바이러스감염증 의심환자 진료 시 주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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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주의, 접촉주의, 비말주의, 공기주의(에어로졸 처치시)
- 손 씻기 등 개인적인 위생수칙 준수
- 오염된 손으로 눈, 코, 입 등 점막 부위 접촉 삼가
- 의심환자 진료 시 상황에 맞는 개인보호구 착용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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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칙) 환자의 비말, 혈액, 체액, 피부 병변, 혈액이나 체액으로 오염된 옷 등에 직․간접으로 접촉하지 않도록 장갑, 마스크, 안면보호구, 가운 등 상황에 맞는 개인보호구 착용
- (의료진) 환자 체액 분무 예상 시 보안경, 고글 착용, 환자 촉진 시 일회용 가운과 장갑 착용
- (의심환자) 수술용 마스크 착용 및 기침 예절 준수 교육
- (이송직원) 장갑, 가운, 마스크, 필요시 안면보호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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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환자 진료 후 소독
- 의심환자 진료 후 즉시 충분한 환기를 시행한 후 개인보호구 5종을 착용 후 소독을 시행
- 병원 내 소독에 사용되는 소독제를 권고사항대로 적정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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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한 소독제가 포함된 종이타올 및 소독용품은 격리의료 폐기물통에 처리
* 소독 관련 세부 내용은 「의료기관 환경 표면 청소 및 소독권고안」 및「의료관련감염 표준예방지침」참조**
** 질병관리청 누리집(https://kdca.go.kr) > 알림·자료 >법령·지침·서식 > 지침 -
- ▶손 위생, ▶혈액·체액 접촉 가능성이 있는 경우 적절한 개인보호구 착용, ▶자상사고 주의, ▶안전한 주사행위, ▶기구의 소독·멸균, ▶환경표면의 청소와 오염제거, 린넨관리 등 철저 필요
[참고] 최근 2년간 니파바이러스 발생 현황
< ’24-’25년(7월) 인도 및 방글라데시 니파바이러스 발생 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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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은 9월 8일에 니파바이러스감염증을 제1급감염병으로 신규 지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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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논문 리뷰
기후변화가 감염병에 미치는 영향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민재
서론
기후 변화는 주로 기온 상승과 불규칙한 강우 현상을 의미하는데, 이는 감염병 발생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다. 가뭄과 범람이 반복되면 지표면에 고인 물이 증가하여 모기 등 매개체의 서식 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매개체 전파 감염병 발생이 늘어날 수 있다. 또한 홍수와 폭우가 반복되면 가축이나 인간의 분변이 상수원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커지고, 가축과 인구의 이동이 잦아지면서 수인성 감염병에 더 취약해진다. 이 리뷰에서는 지금까지의 논문들을 종합하여 기후 변화가 감염병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매개체 전파 감염병
- 뎅기열: 뎅기열 전파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 요인은 기온, 강수량, 습도뿐만 아니라 엘니뇨 등의 기후 현상도 포함된다. 이러한 기후 조건에 따라 모기의 번식과 생존 기간이 달라지며, 모기 내에서 뎅기 바이러스의 복제율 또한 변한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기온이 1℃ 상승할 때마다 뎅기열 전파율이 약 13%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폭우가 내리거나 습도가 매우 높은 시기에는 뎅기열 환자가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 말라리아: 기후 변화로 인해 말라리아 전파 지역이 고산 지역이나 이전의 온대 지역으로 지리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또한 기후 변화로 인한 인구 이동, 생활 여건 악화, 의료 접근성 저하 등 간접적인 요인들도 말라리아 전파에 영향을 준다.
- 일본뇌염: 일본뇌염은 집모기류(Culex species)를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모기 번식과 바이러스 증식에 유리한 기후 환경이 조성되면 일본뇌염 발생이 증가한다. 인도 연구에서는 기온이 1℃ 오를 때마다 일본뇌염으로 인한 입원이 22.2% 증가한다고 보고했으며, 타이완 연구에서는 기온 1℃ 상승 시 환자가 14.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웨스트나일열: 웨스트나일열 역시 집모기류를 통해 전파되며, 조류가 바이러스의 주요 숙주 역할을 한다. 기후 변화는 모기의 성장, 번식, 흡혈 패턴뿐만 아니라 철새의 이동 및 번식에도 영향을 미쳐 바이러스의 전파 경로에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 신증후군출혈열: 신증후군출혈열은 야생 등줄쥐가 자연계 숙주 역할을 한다. 기후 변화로 인해 야생 등줄쥐의 번식 패턴과 등줄쥐와 사람 간 접촉 패턴이 변화하면서 신증후군출혈열 전파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기온, 강수량, 습도가 상승할수록 신증후군출혈열 환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인성 및 식품매개 감염병
기온 상승과 빈번한 홍수는 수질 악화 및 사람들의 행동 변화로 인해 수인성 감염병 발생 증가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살모넬라균 감염증: 장티푸스를 포함한 살모넬라균 감염증은 일반적으로 여름에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살모넬라균에 가장 적합한 온도는 35-37℃로, 기온이 상승하면 박테리아 증식이 빨라져 달걀이나 육류 등의 음식물을 통해 전파가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기온이 1℃ 상승할 때 살모넬라균 감염증 발생률이 3-13% 증가한다.
- 로타바이러스 감염증: 한국, 네팔, 스페인, 영국 등의 연구에서는 기온 상승이 약 2개월 간격의 시간차를 두고 로타바이러스 감염 환자 감소와 관련이 있다고 확인되었다. 반면 중국과 아프리카 연구에서는 기온 상승과 감염 환자 증가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 변화가 로타바이러스 감염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후와 상하수도 시스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로타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기온 상승이 노로바이러스 감염에 미치는 영향은 명확하지 않다. 다만 일반적으로 춥고 건조한 계절에 노로바이러스 유행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낮은 기온이 환경 내 바이러스 생존에 유리할 것으로 추정된다. 아프리카 연구에서는 기온보다는 습도와 강수량이 노로바이러스 감염 발생을 더 잘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감염병 연구
- 쯔쯔가무시증: 쯔쯔가무시증은 주로 털진드기 유충에 의해서 전파되는데, 이전 여름철 기온과 습도가 상승하면 쯔쯔가무시증 환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털진드기 성충이 여름에 산란하는데, 기온이 높을수록 진드기 유충의 개체수가 증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 신증후군출혈열과 렙토스피라증: 이 두 질환은 야생 설치류에 의해 전파되는데, 기존의 연구에서는 국내의 기후 요인과 질환 발생 사이에 큰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 말라리아: 말라리아는 기온, 강수량,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연중 기상 요인의 변화와 발생률이 연관이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기존의 국내연구에서는 기온이 오를 때 말라리아 발생률이 증가하고, 습도가 오르거나 일교차가 커지는 경우 말라리아 발생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 비브리오패혈증: 염도가 낮을수록 비브리오패혈증의 원인균 성장률이 높은데, 국내 연구에서는 봄철과 7월 강수량이 많을수록 비브리오패혈증 환자수가 증가하였다. 해수 온도 또한 균의 생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결론
기온, 습도, 강수량 등 기후 요인은 뎅기열, 말라리아, 일본뇌염 등 매개체 전파 질환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아직 기후 변화가 어떤 영향을 줄지 불명확한 감염질환도 많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이러한 감염질환 중 상당수가 인수공통감염병이므로, 환경과 동물, 인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감시체계와 대응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
참고문헌
Anikeeva, O., Hansen, A., Varghese, B., Borg, M., Zhang, Y., Xiang, J., & Bi, P. (2024). The impact of increasing temperatures due to climate change on infectious diseases. BMJ, 387.
Young-Min Kim, Jae-Won Park, Hae-Kwan Cheong.(2012). Estimated effect of climatic variables on the transmission of Plasmodium vivax malaria in the Republic of Korea. 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120(9)
심한 오한과 발열을 주소로 내원하여 삼일열 말라리아가 진단되었다.
환자는 chloroquine(25mg base/kg을 3일에 나누어 복용)과
primaquine(15mg 하루 1회, 14일간) 투여 후 증상이 호전되었다.
그러나 2개월 후 다시 고열과 오한으로 내원하였다. 다음 중 옳은 것은?
질병관리청 주간 소식지








본 내용은 질병관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