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27일부터 국가예방접종 위탁의료기관을 통한 일반인 대상 코로나 백신 접종이 진행되었다. 60~74세 연령대부터 가장 먼저 시작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첫날, 둘째 날은 접종 예약자가 몰리면서 조금 분주한 상황이었으나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이 되었다. 그러나 6월 10일부터 시작된 30대 남성이 대부분인 얀센 백신 접종은 각 위탁의료기관마다 예약 가능 인원이 모두 채워지면서 매우 바쁘게 접종이 진행되었다.
이전의 국가예방접종은 위탁의료기관에서 사업을 수행하기에 무리가 없었으나 이번 코로나 백신 접종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과 접종을 하면서 다소 빈번하게 겪었던 급성 스트레스 반응 (Vasovagal syncope, VVS)에 대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첫째, 상급기관에서 내려오는 지침이 보건소를 통해서 시행 말단인 위탁의료기관으로 전달되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여 준비를 하기 힘든 경우가 많거나 시행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더러 있음.
둘째, 첫째 사항과 이어서, 특히 사전예약시스템의 변경 사항은 위탁의료기관으로 전달이 안되는 경우도 있었음.
셋째, 잔여 백신의 경우 대상자 변경이 몇 번 되면서 연령대나 직군으로 한정되어서 희망자가 있어도 대상자 등록이 안되어 폐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음.
넷째, 전 국민에게 백신 접종이 원활하다고 언론을 통한 홍보는 되었지만, 예진표, 안내문, 최소잔량주사기 등은 수급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고 의료기관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했음.
다섯째, 질병청의 접종 예약 또는 변경, 취소 시에 대상자들에게 문자 발송이 되지만, 정확한 안내가 없어 거의 모든 문의가 의료기관으로 집중되어서 모두 응대를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음.
이상과 같이 위탁의료기관에서는 접종 자체를 시행하기에도 어려웠고 접종 후 이상 반응 관리도 해나가야 하는 형편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속되었다. 특히 비교적 젊은 연령층의 얀센 백신은 접종을 시작하면서 약 1~2/100명의 빈도로 급성 스트레스 반응 (VVS)을 경험하였다. 대부분 접종으로 대기실에 많은 사람이 머무는 과정에서 발생하므로 적절한 대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과도한 접종 후 공포감을 조성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VVS는 접종 후 발생하는 아나필락시스와의 감별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는 급격하게 진행하는 전신적인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며, 단시간 내에 여러 가지 장기의 급격한 증상을 유발하여 적절한 처치를 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는 다음 세 가지 증상이 모두 있을 때 의심할 수 있다.1, 2
1. 증상의 갑작스런 발병 및 급속한 진행.
2. 기도 와/또는 호흡 과/또는 순환기 증상 (호흡곤란, 천명음, 빈맥과 혈압 저하)
3. 피부 또는 점막의 변화 (전신 가려움, 홍조, 두드러기, 혈관부종)
아나필락시스와 달리 VVS는 거의 대부분 접종 전, 후의 과도한 긴장으로 발생하므로 증상 발현 즉시 의료진의 인지와 적절한 조치만 이루어진다면 환자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기절 당시에 주변 탁자나 단단한 바닥에 넘어지면서 외상을 입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급성 스트레스 반응(기절-vasovagal syncope, VVS)와 아나필락시스 감별진단3
*미주신경성 실신 (vasovagal syncope, VVS)
백신 접종의 일선에 있는 병-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접종과 함께 밀려드는 전화로 업무가 마비되고 일반 진료를 원하는 환자들의 진료에 장애가 있을 정도로 혼잡한 양상이었다. 특히 접종에 관한 일반 문의와 잔여 백신 문의 전화는 응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 약 2주간 지속되었다. 잔여 또는 No-show 백신은 질병청에 등록하는 순간에 예약이 이루어졌고 주변에서는 접종 희망자가 넘쳐나고 있어서 모두가 백신 접종을 하루라도 빨리 완료하고 현재의 코로나 사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열망이 매우 크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방배GF내과의원 이영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