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발생하고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지 벌써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코로나19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따라서, 열감, 오한, 근육통의 전신 증상이 있는 환자들을 진료할 때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늘 1차적으로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열성 질환 환자의 진료에 있어 다른 다양한 질환들을 소홀히 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감염병 focus에서는 연중 상시 발생하고 있는 A형간염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질병관리청의 A형간염 발생 통계 (아래 표 참고)에서도 알 수 있듯이 A형간염은 연중 비교적 고르게 환자 발생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19년의 경우 오염된 조개젓으로 인해 전년 대비 발생 건수 약 7배 증가)
[질병관리청 2015년~2021년 월별 A형간염 발생 현황]
A형간염은 2급 법정감염병으로 주로 감염된 환자의 분변을 통한 경구 감염이나 A형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식품이나 물을 섭취하여 감염될 수 있습니다. 또한 감염된 환자의 혈액을 수혈받거나, 혈액에 노출되었을 때 혈액을 매개한 감염도 가능하며, 환자를 통해 가족 또는 친척에게 전파되거나 인구밀도가 높은 군인, 보육원 등 집단 시설에서 다수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A형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15~50일 (평균 28-30일)의 잠복기 후 증상이 나타납니다. 임상 양상은 경증에서 중증까지 다양하나 초기에 전신 증상(발열, 두통, 권태감, 피로) 발생 후 암갈색 소변,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식욕 감퇴, 구역 및 구토, 복부 불쾌감, 설사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소아는 감염되더라도 무증상이거나 경증인 경우가 많으나, 성인의 경우 70% 이상 황달이 동반되며 증상이 심해지고, 심한 경우 전격성 간염으로 사망할 수 있습니다 (50세 이상 치명률 1.8%). 대부분 수주~수개월 후 회복되고, 만성 간염으로 진행하지는 않으나, 감염 환자의 15%는 A형간염이 1년까지 지속 또는 재발할 수 있습니다. 대증치료를 주로 하게 되며 전격 간염 또는 구토로 인해 탈수된 환자는 입원치료가 필요하며, 전격성 간부전으로 진행 시 간이식을 고려하게 됩니다.
A형간염을 예방하기 위한 일반적인 예방법으로 첫째 올바른 손 씻기가 필요합니다.
A형간염 바이러스는 사람 손에서 4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으며, 사람 손과 무생물 표면 사이 전파가 가능하므로 외출이나 용변 후, 음식 취급 전, 환자를 돌보거나 아이를 돌보기 전 비누를 사용하여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손을 씻어야 합니다. 둘째 안전한 음식 섭취를 위해 음식은 충분한 온도에서 조리하여 익혀 먹고 물은 끓여 마셔야 합니다. 1분간 85℃ 이상 열을 가해야만 바이러스가 불활화되기 때문에 조개류는 90℃에서 4분간 열을 가하거나 90초 이상 쪄서 섭취하고, 과일이나 야채 또한 껍질을 벗겨서 섭취할 것을 권장합니다 (예, 4℃에서 보관 시 A형간염 바이러스가 당근에서 4일, 상추에서는 9일 이상 생존가능). 셋째 위생적으로 조리하고, 설사 증상이 있는 경우 음식물 조리 및 준비를 금지하며, 넷째 환자나 오염된 매개 물질의 접촉을 피하는 접촉 주의 등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준수해야 합니다.
이 외 또 다른 예방법으로 예방 접종이 있습니다. 12~23개월의 모든 소아, A형간염에 대한 면역력이 없는 (면역의 증거: A형간염 진단, 항체 양성, A형간염 백신 접종력 중 1가지 이상) 고위험군 소아청소년이나 성인, 환자의 밀접 접촉자 등이 A형간염 예방접종의 대상이 되며 6~12개월 간격(백신에 따라 6~18개월)으로 2회 근육주사 합니다.
특히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20~40대가 전체 A형간염 환자의 80% 이상을 차지하므로 해당 연령대에서는 적극적으로 백신 접종력이나 A형 간염의 이환력을 확인하고 백신 접종을 권유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이때 만 40세 미만에서는 검사 없이 백신을 접종하고, 40세 이상이라면 백신 투여 전에 검사를 시행하여 항체가 없는 경우에 한하여 접종할 것을 권장합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백신들의 방어항체 양성률은 2차 접종 후에는 거의 100%에 달하기 때문에 접종 후 항체 검사는 필요 없습니다.
이상으로 살펴본 바와 같이 코로나19에 가려 자칫 놓치기 쉬운 다른 감염병들에 대해서도 주의 깊게 고려해야 하겠습니다.
아산진내과 정현연